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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 배우자2007. 7. 31. 00:00

중소기업의 대기업 납품. - 중소기업과 대기업
 

중소기업이 은행이라는 금융그룹의 주주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되고 있다면, 마찬가지로 대기업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그 대가를 치루고 있다. 그것은 주로 대기업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납품문제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대기업 의존성이 큰 지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우리나라 중소제조업체 가운데 63퍼센트가 다른 기업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여 납품하는 수탁기업이다. 수탁기업의 63퍼센트는 다른 중소기업에 납품을 하고 있고 대기업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함께 납품하는 수탁기업은 37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수탁기업들이 납품받아 생산한 제품은 수탁기업 전체 매출의 82퍼센트에 달하고 있고, 그 가운데 절반가량이 대기업에 납품한 금액이다.16)
그런데 직접 대기업에 납품하지 않고 다른 중소기업에 납품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들 대부분이 대기업 납품의 2차 하청, 또는 3차 하청으로 연계가 되어있을 확률이 높고 이들은 대기업에 직접 납품하는 중소기업보다 오히려 열악한 조건에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중소제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은 대기업 납품 연계구조에서 상품생산과 경영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의존도가 단지 중소기업 생산품의 납품으로만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은 비용절감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내부 조직과 인력을 줄이는 대신 외주처리로 이를 메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단지 부품이나 소재의 납품거래 이외에 공사용역을 하는 하도급 거래가 있을 수 있고, 단순히 인력을 파견하는 인력수급거래도 확대되고 있으며 상품 위탁 판매나 대기업의 대리점 활동을 하는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대기업 의존도는 절반을 훨씬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의존관계 가운데 가장 민감한 부분인 대기업 납품 문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해보자. 우선 납품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수탁기업들이 극소수의 대기업에게 오랫동안 전속된 채 거래를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수탁 중소기업들은 전체의 절반이 한두 개 대기업에 전속하여 하도급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5개 이하의 대기업과만 거래를 하고 있다.17)
즉, 우리나라 모기업-수탁기업 관계에서는 모기업 중심의 폐쇄적인 수직관계의 거래가 많다는 것이다. 판로가 되는 모기업이 한 두 개로 한정된 상황에서 다수의 중소기업이 서로 가격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대기업 - 중소기업 사이의 교섭력 격차를 지속시키는 구조적인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이 원하는 것처럼, ‘마케팅 - 연구개발 - 생산 등의 과정에서 상호 역량에 따른 상호보완적 협력구조가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형성될 리가 없는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에 대한 통제수단으로 대기업이 전속거래를 고집하는 한 납품 중소기업 자체의 힘만으로 다양한 기업들과의 교차거래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하는 것 역시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기업인 모기업과 중소 납품기업 사이의 이와 같은 원천적인 불평등 협상조건은 필연적으로 정당한 납품단가를 받을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외환위기 이후 실제로 납품 단가는 인상되어 온 것이 아니라 평균적으로 인하되어 왔다. 2001년 기준 납품단가를 100으로 했을 때 2003년 납품단가는 평균 97로 나타났다. 단일부품이나 중간부품, 완제품을 막론하고 대략 2~3퍼센트의 납품단가가 2년 사이에 인하된 것으로 조사되었다.18)
 
 
 
불평등한 협상관계가 정당한 납품단가 형성을 가로막고 있는 점을 활용하여 대기업은 주주수익 극대화를 위해 비용을 줄이려는 압박을 중소기업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인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왜 대기업이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대기업 인금인상 전가(10.2퍼센트), 대기업 원자재 상승분 전가(17퍼센트), 대기업 환차손 전가(11.3퍼센트)등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약 응답자의 40퍼센트 가량이 ‘대기업의 비용 상승분을 중소기업에 전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원가절감이 되고 있기 때문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19퍼센트에 불과했다.19) 최윤규 중소기업 중앙회 조사통계팀장은 최근 “중소기업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은 물론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구조 혁신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한다.20)
실제를 봐도 이들의 의견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조사 대상 중소기업 가운데 53퍼센트가 부당한 단가인하를 경험했다고 응답하고 있으며, 무려 76퍼센트가 세부원가 내역서 제출을 요구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21) 첨단을 달리는 세계적인 한국의 대기업들이 ‘원가를 내놓으라’는 비합리적인 요구를 할 만큼 중소기업에 대한 국내 비즈니스 관행은 격이 낮은 실정이라고 한 중소기업인이 비판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조사대상 수탁 중소기업의 절대 다수인 78퍼센트가 납품단가에 원자재 가격이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서병문 중소기업 중앙회 부회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납품가, 원자재가격 연동제”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납품단가와 관련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말한다.
 

“대기업들은 엄청난 이익을 남기면서도 중소기업에게는 납품단가 인하 압력을 계속 넣고 있다. 주물업계 사정을 예를 들어보면, 지난 3개월 동안 원자재 가격이 30퍼센트 이상 올라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0년간 선철과 고철이 각각 115퍼센트와 130퍼센트 올랐지만 제품가격은 26퍼센트만 인상되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수요업체인 대기업에서는 4~7퍼센트 인하를 고집한다.
상생론이 등장한 뒤로는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할 때 공문도 보내지 않고 직접 중소기업 경영자를 불러서 압박한다. 정부에게 그런 적 없다고 발뺌하려는 목적이다. 현금 결제 비율이 높아진 것도 겉보기와는 다르다. 공정위에서 납품대금 지연에 따른 이자지급 처분을 내리면 당장은 하청업체에 줬다가 다음에 뺏어간다.”22)
 

결국 참여정부 들어서면서 현금결재 비중 증대나 어음 만기 단축과 같은 일부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납품단가 정상화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고, 여기에 대기업의 재고부담이나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납품중소기업에게 적기납품, 납기단축, 수시발주 등이 늘어나면서 경영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시급한 ‘납품가, 원자재가격 연동제’를 필두로 하여, 중소기업의 부품 및 소재 생산물을 판매 공급할 수 있는 다변화된 시장형성을 하지 않는 한, 주주자본주의의 압박이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압력을 통해 중소기업에게 낮은 영업이익률로 전가되고, 다시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게 낮은 임금으로 파급되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기는 어렵다.

<자료 : '중소기업 재건전략이 필요하다', 2007-07-06ㅣ김병권 / 새사연 연구센터장>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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